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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문> RED MONSTRO로 찍은 극강의 공포이야기
영화 <귀문>은 메인카메라와 서브카메라 모두 RED MONSTRO 8K 두 대로 촬영했다. 렌즈는 ZEISS SUPREME PRIME 렌즈셋트를 사용했다.
■ 나희석 촬영감독, 윤종호 촬영감독
나희석 촬영감독
영화 <귀문>은 지난 1990년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과 호기심 대학생들이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극강의 공포를 그린 작품이다. 심령연구소 소장인 ‘도진’은 수련원에서 한풀이 굿을 시도하다 죽음에 이른 어머니의 비밀을 파헤치려 그곳을 찾는다. 그와 공모전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수련원에 들어간 대학생 ‘혜영’, ‘태훈’, ‘원재’ 대학생 3인방 각각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름끼치는 기괴한 공포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공포영화는 화면의 분위기 명암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고 이야기의 전개가 일반영화에 비해 훨씬 스피디하다. 인물의 기괴함과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인한 공포감, 화면의 움직임들이 주체적으로 공포를 줄 수 있다. 때문에 일반영화보다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ScreenX, 4DX 한국 최초 동시제작
영화 <귀문>은 관객들이 최대치의 장르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작사(주피터필름의 호러 전문 레이블인 고스트픽처스)와 CJ 4DPlex가 주최했다. 이 회사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전략적으로 협업해 3가지 상영 포맷별로 사전 설계, 촬영, 제작한 최초의 한국 영화이다. 이전에는 스크린X를 촬영하려면 3대의 카메라로 왼쪽, 중앙, 오른쪽 화면을 촬영해야 했다. 귀문에서는 RED MONSTRO 8K 카메라와 슈프림 프라임 렌즈를 사용했다. 한 카메라 안에서 8K의 3개의 화면을 분할해 삼면을 동시에 촬영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때문에 그동안 카메라의 무게로 인한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무빙과 촬영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스크린X 촬영을 전담해준 윤종호 촬영감독과 협업해 2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진행했다. 이로 인해 많은 소스들을 확보해 스크린X 화면이 풍부하게 담기도록 노력했다.
결말이 다른 2D와 ScreenX/ 4DX
특별 포맷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맷별로 편집을 다르게 해 영화의 결말을 바꾸는 시도를 했다. 이 같은 시도는 극강의 공포를 체험하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포맷별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뿐 아니라 다양한 해석들을 가능하게 해 N차 관람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포천의 폐건물을 이용한 세트장
포천에서의 폐건물을 이용한 촬영에는 세트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실제적인 공간이 필요했다. 우리 <귀문> 팀은 아주 적절한 장소를 찾게 됐다. 조금 더 실제적인 느낌으로 다가가고자 실제 폐건물의 공간을 활용했다. 그 느낌이 그대로 영화에 담겨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촬영은 작년 11월부터 시작했다. 포천이 다른 지방과 비교해서 원체 추운 지방이다 보니 빨리 추위가 찾아온 것 같다. 때문에 겨울엔 추운 게 제일 힘들었다. 보통 12월에 너무 추운 날이면 야외 밤씬을 촬영하기가 힘이 든다. 옥상장면을 촬영하는 그날 하루만 별로 안 추운 날이 있었다. 그래서 스태프들이 ‘귀신도 우릴 도와주는 것 같다’하면서 좀 웃었던 기억이 있다. 여름에는 더위와 습도가 가장 힘들었다.
영화 촬영 계기와 합
이 영화를 작년 봄부터 준비했다. 제작사의 소개로 처음 작업을 하게 됐다. 이 영화로 장편 상업영화 연출에 데뷔하게 된 심덕근 감독에게 여러 편의 촬영과 스크린X 촬영의 경험이 있는 윤종호 촬영감독이 도움이 될 것 같아 함께 작업하게 됐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촬영한 부분
영화 <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에서 감도는 iso 1000으로 올려 촬영했다. 최대한 라이트에서 D.I를 감안해 노출을 좀 더 밝게 촬영하고 D.I에서 화면을 어둡게 가져갔다. 이 영화는 스크린X(8K 화면을 3분할)를 염두에 두고 촬영했기에 샤프니스를 조금이라도 깎을 수 있는 필터는 일부러 일절 사용하지 않고 후반에서 필터링 작업을 거쳤다.
투입된 장비 및 포맷
RED MONSTRO 8K 카메라의 큰 화소와 ZEISS SUPREME PRIME 렌즈의 사프니스는 매우 훌륭했다. 아마 이 세트로 촬영하지 못했다면 이전처럼 3대의 카메라를 리그에 올려 아주 힘들게 촬영했을 것 같다. 물론 시간도 많이 절약됐다. 해상도는 8K 전체를 사용했다. 2.35:1의 비율 컬러는 16bit 압축률 5;1의 비율로 촬영했다. 백업은 맥북프로 블랙매직디자인의 다빈치리졸브로 백업해 확인했다. 모니터는 TV logic 17인치 모니터를 사용했다. 조명은 아리(ARRI)의 스카이패널과 여러 대의 작은 LED 등을 운용했다. 짐벌은 DJI의 로닌2, 헬리캠은 DJI 인스파이어2 카메라 젠뮤즈X7을 사용해 촬영했다.
촬영 동선
항상 카메라는 2D와 스크린X를 동시에 촬영해야 했다. CGV 스크린X 기술팀과 함께 현장에서 촬영한 데이터를 대형모니터로 바로 리뷰할 수 있는 장비를 가져왔다. 때문에 스크린X를 촬영하는 데 있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스크린X 촬영에 있어 카메라를 고정해 바라보기보다는 각각의 인물을 따라가며 계속해서 카메라의 무빙을 이용,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려 했다. 이런 면에서 스크린X라는 장점을 살려 넓은 공간의 확장성과 카메라의 이동으로 여러 몽타주 편집을 진행했다. 이 몽타주 편집을 활용한 스크린X의 장면 이동 등의 화면을 장점으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필자 소개
필자는 현재까지 11년 정도 촬영감독으로 작품을 했다. 영화 <된장>으로 데뷔했다. 이후 <혜화동><커플즈><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등 여러 작품을 촬영했다. 필자의 촬영습관은 촬영을 많이 하다 보면 인물이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인물의 감정을 잘 따라가는 게 필자의 장점인 것 같다. 드라마 촬영도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앞으로 많은 장르의 영화를 경험했으면 좋겠다.
끝마치며
공포영화는 일반적인 영화보다도 촬영하기가 힘들고 장비와 촬영시간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화다. 영화 <귀문>이라는 영화를 촬영할 때 관객들에게 이야기가 잘 전달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많은 사람들이 봐주는 것만으로 우리는 행복할 것 같다. 이 영화의 공포는 다른 공포영화와는 다르게 체험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체험 공포이다. 많은 관객이 극장에 찾아와 꼭 이 공포를 체험했으면 좋겠다.
윤종호 촬영감독
ScreenX, 4DX에 대해
기본적으로 2D 화면을 일반 촬영이라고 생각한다면, 스크린X와 4DX는 3면을 활용하고 오감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윙(좌, 우화면) 부분에 다른 정보를 보여준다. 기존의 스크린X는 리그를 이용해 카메라 3대를 장착해 정면, 좌, 우를 동시에 촬영한다. 극장에서 디귿(ㄷ)자 형태로 상영하는데 이번 <귀문>은 리그를 이용하지 않고 8K를 지원하는 카메라를 이용했다. 때문에 좌, 우 화면을 확보하는 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ScreenX, 4DX의 촬영 동선
스크린X 담당 감독과 피디가 따로 있어 스크린X용 콘티를 별도로 제작했다. 윙(좌, 우화면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사전에 협의를 많이 했다. 물론 메인 2D 촬영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역점을 뒀다. 촬영용으로 제작된 세트장이 아니라 원래 있던 건물이라 카메라 동선이 제약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메인 2D 촬영과는 별도로 스크린X 촬영을 따로 진행해 최대한 스크린X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썼다.
사실적인 화면이 중요했던 촬영
8K 촬영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조명이다. 빛을 최대한 잘 세팅하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귀문>은 체험 공포를 표방한 영화이기 때문에 사실적인 화면이 중요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조명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프랙티컬 라이트를 활용해 최소한의 광량으로 최대한 사실적인 질감을 구현했다.
스크린X 촬영감독으로 합류하게 된 이유
필자는 영화 <똥파리>로 데뷔하긴 했지만 주피터필름의 <두 개의 달>로 상업영화를 처음으로 찍었다. 이 작품은 필자를 입봉시켜 준 귀한 인연이다. 이번 영화에서 메인을 맡은 나희석 촬영감독은 영화아카데미 동기로 이십 년 지인이다. 영화적으로 보아도 <귀문>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크린X로 제작, 기획, 촬영이 진행된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이라 이런 제안을 해주고 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영화사와 나희석 촬영감독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아쉬움이 남는 장면
영화 초반 주인공이 수련원을 들어가는 장면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이 장면은 스크린X 팀이 준비해 따로 춘천 소양호 근처와 미시령 옛길을 갔다. 춘천은 큰 문제 없이 촬영이 진행됐다. 하지만 미시령 정상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랐다. 사람이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장소에서 드론을 띄우지 못하고 바람이 상대적으로 덜 부는 지역까지 내려와서 촬영했다. 그 장면은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투입된 카메라와 렌즈
스크린X 리그 촬영이 아닌 8K로 촬영을 하기로 결정돼 RED MONSTRO 8K 카메라를 선택하게 됐다. 때문에 렌즈도 Zeiss Supreme Primes Set을 선택했다. 개방값이 T1.5의 밝기를 지니고 있어 밤 장면이 많고 조명을 최소화한 <귀문>에서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촬영 습관
필자는 항상 그렇지만 프리프로덕션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감독과의 소통, 전체 콘셉트를 미리 정하는 과정이 필자에겐 중요하다. 이런 시간이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결국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 시간을 최대한 밀도 있게 보내는 게 필자만의 밑거름이고 촬영 신념이다.
필자 소개
필자는 이전 영화 <똥파리><두 개의 달><석조저택 살인사건><곤지암> 등의 극영화를 촬영했다. 다큐멘터리는 <길 위에서> 등을 촬영했습니다. 영화 <귀문> 이후에 로맨틱 코미디를 찍었다. 처음으로 도전한 장르라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영화들이 다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작업이든 필자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항상 좋은 시나리오에 목이 마르고 새로운 영화를 찍고 싶은 갈망이 있다, 천천히, 그러나 쉼 없이 영상 작업을 해나가는 게 필자의 목표다.
영화 <귀문> 관객들에게
역대급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한다고 한다. 영화 <귀문>은 찌는 듯한 날씨에 갑자기 쏴 내려주는 스콜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무더위로 지쳐 있을 많은 이들이 극장에 와 이 영화를 보고 무더위를 확 날려버리고 ‘등이 쭈뼛 서는 공포’도 느꼈으면 좋겠다. 코로나19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한다.
